(서울=연합뉴스) 경찰은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후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습니다.

운전자 A씨는 68세로, 현재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업체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회사 기사가 맞다"며 "촉탁직으로 1년 4개월 정도 일했고,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데 사고가 난 어제는 쉬는 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1974년 버스 면허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2월 3일자로 경기도 안산 K여객에 촉탁직으로 입사해 20인승 시내버스를 운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여객에 입사하기 전에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1993년부터 2022년까지는 트레일러 기사로 일했다고 하는데요.

업체 관계자는 "입사 후 사고 이력은 없었고, 주변 기사들은 A씨가 원래 술도 안 마시는 베테랑 기사였다고 한다"며 "서울에서도 버스 기사를 해서 서울 지리도 잘 알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음주 측정과 마약 간이검사를 한 결과 음주나 마약 흔적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사고 직후 경찰에 차량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문을 사는 점은 통상 급발진 사고의 경우 차량을 제어할 수 없어 벽이나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끝나지만 이날 사고는 CCTV 영상 등에선 차량이 감속하다가 스스로 멈춰 선 것처럼 보인다는 것인데요.

40년 경력의 베테랑 버스기사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형 참사'를 일으킨 것을 두고 사고 원인을 비롯한 경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제동장치 조작 실수 등 운전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고령자 운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제작: 김해연·한성은

영상: 연합뉴스TV·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