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코스피 내리막길 다음엔 안개구간…"방어운전 하세요"

연합뉴스 2024-09-08 07:00:02

美침체 공포 재발에 코스피 주간 5%↓…2년만에 최대 낙폭

8월 美고용지표 악화에 뉴욕증시 급락…경기 불안 지속 우려

추석 전 관망세에 美대선 변동성도…일각선 "기술적 반등 기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주간 5%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끝에 한 달 만에 2,600선 아래로 재차 밀려났다.

미국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밑돌자 지난달 초 '블랙먼데이'를 유발한 경기침체 공포가 되살아났고,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급락에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금주도 약해진 투자심리로 인해 시장이 악재에 민감해진 가운데 미국 경기침체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두고 관망심리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고, 미국 대선 TV 토론에 따른 변동성도 발생할 수 있다.


코스피 1.2% 하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1.22포인트(1.21%) 내린 2544.28에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8.69포인트(2.58%) 내린 706.59로 마감했다. 2024.9.6 uwg806@yna.co.kr

8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130.03포인트(4.86%) 내린 2,544.28을 기록하면서 2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기준 이번 낙폭은 2022년 9월 마지막 주 5.23% 하락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다.

예상보다 부진한 미 8월 제조업 지수가 경기침체 공포를 재자극한 결과 지난 4일 코스피가 3.15% 급락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엔화 절상 리스크도 다시 커졌다.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9% 넘게 급락하자 반도체주 낙폭이 커지면서 삼성전자[005930]는 10개월 만에 '6만전자'로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000660]도 한 달 전 폭락 때로 주가가 회귀했다.

지난주(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8천914억원을 순매도하며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도 1조1천890억원의 매도 우위로 4주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2조9천573억원을 순매수하며 2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전체 업종 중 경기방어주인 통신업(4.79%)이 홀로 상승했고, 밸류업 모멘텀이 가세한 보험(-0.02%), 증권(-0.44%)이 그나마 선방했다.

의료정밀(-11.69%)을 비롯해 기계(-9.12%), 운수장비(-7.18%), 전기전자(-6.63%) 등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61.07포인트(7.95%) 내린 706.59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미국 거리의 채용 게시판
[AFP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금주 증시는 지난주 증시를 강타한 침체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일 공개된 8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며 악화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했다.

월가는 이번 결과가 '충격'은 아니지만 경기침체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내주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9일)와 추석 연휴 사흘(16~18일) 휴장을 앞두고 있어 수급 공백도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시장이 기다려왔던 금리인하는 이미 실기론이 나올 정도로 시장에 반영돼 현재로선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단행되기 전에 미국의 경기둔화 조짐이 먼저 커지고 있는 탓에 증시가 금리인하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며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그것도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재확인되더라도 호재가 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이미 물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의 트레이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코스피가 2,500 중반대까지 내려오면서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반발로 기술적 반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미 8월 CPI가 FOMC를 앞두고 나오는 만큼 통화정책 가늠자로서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미국 경기둔화 흐름이 강화하고 있지만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지표들도 적지 않다.

전주 미 8월 제조업 지수가 부진했던 것과 달리, 같은 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2주 연속 감소했고 ISM 서비스업 PMI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2개월 연속 확장세를 나타냈다.

8월 미국 고용 지표도 비농업 신규 고용 악화와는 별개로 실업률은 전월 대비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증시는 오는 10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 토론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토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이어진 도화선이 된 것을 고려하면 이번 토론 역시 향후 정치적 변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역시 10일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16은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 둔화) 우려와 수익성 논란이 제기된 AI 모멘텀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500~2,63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9일 일본 2분기 GDP(확정치), 중국 8월 CPI·생산자물가지수(PPI)

▲ 10일 중국 8월 수출입

▲ 11일 미국 8월 CPI, 한국 8월 실업률

▲ 12일 미국 8월 PPI,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일본 8월 PPI

▲ 13일 미국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유로존 7월 산업생산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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